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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매거진-3] "미국에서, 아직 하지 않은 일을 합니다"
2026.09.14

CGN 미주 지사가 다시 묻는 ‘미디어선교’의 이유

"미국에 우리가 왜 있어야 할까?"

CGN 미주 지사, 황지수 지사장이 미국에 처음 왔을 때 품었던 질문입니다.

미국은 ‘언덕 위의 도시’를 꿈꾸었던 청교도들의 신앙에서 출발한 나라입니다. 기독교적 문화의 가치관이 오랫동안 사회의 저변을 이루어 왔고,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합니다. 기독교 미디어 역시 활발하게 활동하며 세계적인 선교 단체와 방송사들이 미국을 거점으로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은 한국에도 복음을 전해준 나라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과연 '선교지'일까요?

적어도 우리가 전통적으로 생각해 온 선교지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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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곳에서 CGN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20년 동안 한인 디아스포라를 섬겨온 CGN 미주 지사는 이제 이 질문에 새로운 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이미 있는 일이라면 하지 않고, 아직 하지 않은 일이라면 해보자는 거죠.

황지수(CGN 미주 지사장)

질문 끝에 미주 지사가 발견한 새로운 선교 현장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하루 평균 8시간을 미디어에 소비하며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미국의 젊은 세대로, 이들을 향한 프로젝트가 지난해 공개된 <패스트캠프(FAST CAM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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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미전도 종족’을 찾아서

<패스트캠프(FAST CAMP)>는 각자의 기도 제목을 품은 네 명의 미국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72시간 동안 금식하며 하나님을 만나는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 콘텐츠입니다. 기존에 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온 미주 지사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황지수 지사장 : "사실 참가자 모집부터 쉽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2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진 틱톡커 그레이슨이 직접 참여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저희 직원과 평소 SNS로만 연결되어 있던 사이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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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작 촬영을 시작한 뒤 제작진의 기억에 가장 오래 남은 것은 조회수도, 유명 참가자도 아니었습니다. 서로를 향한,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찬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거 설정 아니야?’ 싶을 정도였어요. 계획한 순서도, 제작진이 요청한 장면도 아니었습니다.

황지수 지사장

<패스트캠프(Fast Camp)> 스틸 컷

참가자들은 음식뿐 아니라 디지털 금식을 위해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전자기기도 내려놓았습니다. 무료해하던 참가자들은 캠프장에 놓여 있던 기타를 집어 들었고, 자연스럽게 찬양이 시작됐습니다.

"한 명이 부르면 다른 친구가 자연스럽게 화음을 넣었죠. 저희가 시킨 것도 아니고, 심지어 기타도 준비한 게 아니었습니다. 캠핑장에 원래 있었던 물품이었죠. 그런 순간을 목도하면서 ‘하나님께서 이 기획을 기뻐하시나 보다’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청년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자연스러운 순간이었겠지만, 제작진에게는 상상하지 못했던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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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는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상영회에서는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고, 미국 최대 기독교 미디어 행사인 NRB에서 수상하는 성과로도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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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미주 지사는 시즌 2를 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에는 6명의 청년이 참여해 5일간 금식을 합니다.

"처음에는 다시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준비할 게 너무 많거든요. 그런데 NRB를 비롯해 여러 과정을 지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이건 우리가 해야 하는 사역이다’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패스트캠프(FAST CAMP)>는 단순히 새로운 프로그램 하나를 만든 이야기가 아닙니다.

'앞으로 누구에게 복음을 전할 것인가?' 미주 지사의 고민에서 출발한 새로운 선교적 시도입니다.

어쩌면 미국의 청년 세대가 미전도 종족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복음이 전해지지 않은 나라도 아니고요.

다만 복음이 이 세대의 일상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진 세대에게 복음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를 찾았고, 미주 지사는 SNS와 숏폼 콘텐츠에서 또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영어권 온라인 콘텐츠가 <American Branch>입니다. 미주 지사 직원들이 직접 출연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이 콘텐츠는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누적 조회수 1,300만 회를 넘어섰습니다. 200만 회를 넘긴 콘텐츠도 세 편이나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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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주 지사가 주목한 것은 숫자만이 아닙니다. 댓글을 통해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콘텐츠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죠. 무슬림 시청자가 댓글을 남기기도 하고, 미국을 넘어 다른 나라에서도 콘텐츠를 찾았습니다. K-컬처에 대한 관심으로 영상을 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오래 기억에 남은 댓글 하나.

“This makes my day.”

"‘이 영상이 오늘 하루의 기쁨이 됐다’는 말이잖아요. 그 댓글이 참 감사했습니다. 저희 콘텐츠가 누군가의 하루에 기쁨을 선물했다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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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누군가의 일상에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콘텐츠가 반드시 거창한 메시지로 시작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의 하루에 들어가는 것, 한 번 더 보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것. 미주 지사는 그렇게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기록'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다'

<미션로그> 스틸 컷

하지만 미주 지사가 찾고 있는 ‘아직 하지 않은 일’이 새로운 세대를 향한 콘텐츠에만 머무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만큼, 이미 이 땅에서 일하신 하나님의 흔적을 기록하고 다음 세대에 남기는 일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미주 지사가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또 하나의 축은 <미션로그>입니다. 미국과 중남미에서 사역하는 한인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프로젝트죠. 한인 선교의 역사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하나님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기록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미국에 한인 선교사님들이 이렇게 많이 계신 줄 저희도 몰랐습니다. 선교사님들이 현장을 떠나시면 그분들의 역사도 같이 사라질 수 있고 어쩌면 귀한 선교 역사가 소실될 수 있다는 다급함으로 시작했습니다. <미션로그>는 후대의 선교사들에게 남겨주는 한인 선교 역사의 아카이브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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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선교의 발자취를 기록하는 <미션로그>, 아직 만나지 못한 세대를 향해 새로운 길을 내는 <패스트캠프(FAST CAMP)>와 <American Branch>. 방향은 달라 보이지만, 출발점은 같습니다.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죠.

지금 우리가 만나야 할 사람은 누구이며, 그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선교의 다음 장을 쓰는 중

​미주 지사의 시선은 이제 미국을 넘어 아메리카 대륙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이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 중남미 선교 상황은 매우 다양하고 급속하게 변화하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남미가 이제 ‘선교 수혜국’을 넘어 아랍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선교사를 파송하는 새로운 선교국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주 지사는 이 변화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전략을 짜는 시기입니다. 중남미는 워낙 넓고, 나라별로 상황도 다릅니다. 때문에 현지 전문가와 선교사님들과 조력하고, 전략적인 준비가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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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구체적인 답을 정해놓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무엇을 기준으로 움직일지는 분명합니다.

"저희는 안 한 것을 하려고 합니다. 이미 누군가 잘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걸 따라가기보다, CGN이 해야 할 이유가 있는 일을 찾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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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미주 지사가 한인 디아스포라를 섬기기 위해 미국에 자리 잡았다면, 이제는 그 경계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청년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복음을 전하고, 이미 이 땅을 지나간 선교의 발자취를 기록하고, 중남미의 새로운 선교 현장을 바라봅니다.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다가서기 위해서입니다.

​어쩌면 처음 던졌던 질문, ‘미국에 우리가 왜 있어야 할까?’에 대한 답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21주년을 맞은 지금, CGN 미주 지사는 익숙한 자리에서 답을 찾기보다 가보지 않았던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미 있는 일을 반복하기보다, 아직 하지 않은 일을 찾아서.

지나온 선교를 기록하고, 새로운 세대를 만나고, 미국을 넘어 아메리카 대륙의 다음 선교 현장을 준비하면서.

​21주년.

CGN 미주 지사가 다시 쓰고 있는 미디어선교의 다음 장입니다.